▶부임 2년을 맞는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 <신현식 기자>
은혜한인교회 새 담임목사로 한기홍 목사가 부임한 지는 채 만2년이 안됐다. 그런데도 교회나 목사나 모두 10년은 지난 것처럼 서로 익숙하다.
한 목사는 갓 개척한 은혜한인교회서 유학생 시절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됐다. 그리고 곧 신학교에 입학해 같은 교회서 전도사와 부목사 생활을 하며 목회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9월 김광신 목사의 뒤를 이어 은혜한인교회 두 번째 담임목사가 됐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계승'의 모범으로 칭찬한다.
교회가 비신자에게 복음을 전도하고 제자로 키워 결국은 담임목사까지 맡기게 된 경우는 보기 힘들다. 한 목사 자신의 말대로 '진짜 제자훈련'의 결정판이 아닐 수 없다.
한기홍 목사도 은혜한인교회를 떠나 '달콤한 단독 목회'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이전에 그가 담임으로 섬겼던 샌디에이고 갈보리장로교회는 70여명에 불과하던 성도가 1300명으로 크게 성장했다.
"사실 아쉬운 게 없었죠. 교인이 1000명만 되면 교회 일 다 할 수 있거든요. 성도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김광신 목사의 지병이 악화되고 은퇴가 임박하자 그는 모교회로 돌아 왔다. 풀러턴 한복판 25에이커에 달하는 부지에 교회 건축을 마무리하는 짐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회의 상징인 선교 역시 공사 중에도 계속 키워야 했다.
두 사람은 부자관계 만큼 진한 사랑을 지금도 나눈다. 김광신 목사는 GMI 국제선교센터 총재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고 본국에 서울은혜교회를 개척해 벌써 50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
한기홍 목사는 올해 오렌지카운티교회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대형교회 담임목사로선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러나 그는 화합의 은사가 많은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본인 역시 장점중 하나로 인정한다.
"남가주는 이민사회의 중심입니다. 이곳이 맑은 샘물이 돼야 합니다. 단체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맑은 물도 되고 흙탕물도 되죠. 어차피 지역사회를 섬길 바에는 적극적으로 하자는 생각에 수락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은혜한인교회는 연합의 결실을 유난히 많이 거둔 교회이기도 하다. 교계 뿐 아니라 킴넷 등 미주선교단체 연합의 중심 역할을 하고 주류 사회와 교류도 활발하다.
교회 한편에는 아예 미국사립학교인 이스트사이드 크리스천 스쿨이 들어 와 있다. 예배 공간이 없어 어렵던 시절 도와준 이스트사이드 처치와 끈끈한 관계를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릴랜드 윌슨 풀러턴 시장이 교회를 찾아 와 함께 예배를 드렸다. 교회 체육관은 이웃 주민에게 활짝 열려 있다. 선거 로터리클럽 보이스 앤 걸스 클럽 등 커뮤니티 행사 때면 각종 시설을 적극 내준다.
"한인은 좋은 사람들이고 교회는 유익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려는 거죠. 풀러턴시와 용인시 자매결연도 우리 교회가 추진했습니다. 주류 신문도 '한인교회가 좋은 일 한다'고 보도하며 지원하더군요."
은혜한인교회는 남가주사랑의교회와 3분 거리에 있다. 초대형 이민교회 두 곳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지만 돈독한 우정을 나눈다. '목적이 이끄는 삶' 훈련을 공동으로 실시하며 포스터도 함께 제작했다.
다음달 16일 '세계 바다 청소의 날'에는 임페리얼 비치를 깨끗이 청소할 예정이다. 은혜한인교회가 중심이 돼 3000여 명의 한인이 나선다. 벌써 주류 TV방송과 신문이 취재하겠다고 나섰다.
"대형교회는 자기만 살찌우는 게 아니라 나누는 일을 하려 세워졌다고 믿습니다. 이제 한인도 이 땅의 책임 있는 주인이란 사실을 교회가 앞장서 알려야 합니다."
웃으며 모으는 은사는 한기홍 목사의 목회 파워다. 그 힘이 지역사회의 소금과 세계 선교의 빛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정원 기자
신문발행일 :2006. 08. 23
수정시간 :2006. 8. 22 21: 27